카이펑 여행, 카이펑을 관통하는 4가지 키워드

 

카이펑(开封)은 북송(960~1127)의 수도로써 나름 중국의 중심이었던 영광을 지닌 도시이다. 카이펑을 관통하는 4가지 키워드(인물, 책, 그림, 음식)을 소개한다. 이 유구한 역사의 도시를 재밌게 여행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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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펑의 인물 : 포청천

 

[포청천]

 

카이펑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포청천을 모르는 사람을 없을 정도로 포청천은 중국 역사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인물이다. 포청천 (본명은 포증)은 카이펑이 중국의 수도였던 북송 시대에 지금으로 따지면 시장의 위치인 '부윤'을 맡았던 인물이다. 위정자로써의 청렴한 인품과 공명정대함으로 후대에도 칭송이 이어졌으며, 그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판관 포청천>이 큰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판관 포청천>은 1990년대에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특히 포청천이 명쾌한 판결을 내리면서 외치는 "개작두를 대령하라!"라는 대사와 중국 느낌이 물씬나는 주제곡은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여러 밈(meme)으로 활용되고 있다. 참고로 포청천의 까만 얼굴은 경극의 영향을 받은 결과이다. 경극에서는 가면의 색으로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검정색은 공정과 강직함을 상징한다.

 

<판관 포청천>의 주제곡 해석은 아래의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이펑 요우거 ~ <판관 포청천> 주제가 가사/병음/해설

 

카이평 여행에서 포청천을 느끼기 위해서는 개봉부(开封府)에 가야한다. 개봉부는 포청천이 집무를 보던 관청으로 <판관 포청천>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개봉부에 가면 포청천 동상은 물론 드라마에 나왔던 개작두, 호작두, 용작두가 떡하니 전시되어 있다. 또한 개봉부 곳곳에서 송나라 시대의 옷을 입은 배우들이 다양한 야외 공연이 펼쳐 볼거리도 다양하다. 

 

 - 위치 : 河南省开封市鼓楼区包公东湖北岸

 - 입장료 : 65위안

 

 

카이펑의 책 : 소설 <수호전>

 

중국의 대표적인 무협 활극인 소설 <수호전>의 배경이 바로 카이펑이다. 중국 4대기서 중 하나이기도 한 <수호전>은(나머지는 삼국지, 금병매, 홍루몽), 삼국지와 더불어 가장 많이 읽히는 중국 소설이다. <수호전>의 줄거리는 폭정이 이어지던 북송 시대에 호걸 108명이 양산박에서 의형제를 맺어 폭정에 맞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수호전 속 호걸들은 부패한 조정에 맞써 싸우는 의협심을 보여주나, 한편으로는 본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수호전의 인물들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안티히어로'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수호전>은 현대에 들어 더욱 사랑받으며, 다양한 콘텐츠로 재창작되고 있다. 

 

[대상국사] 노지심 동상

 

그렇다면 카이펑 여행에서 <수호전>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카이펑의 오래된 불교 사찰인 '대상국사(大相国寺)'를 꼽을 수 있다. <수호전>의 서브 캐릭터인 노지심은 원래 대상국사의 스님이었다. 성격이 난폭했던 노지심은 대상국사의 까마귀가 시끄럽게 운다고 나무를 통째로 뽑아버리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대상국사에는 노지심이 나무를 뽑는 동상을 볼 수 있다. 

 

 - 위치 : 开封市鼓楼区自由路西段36号

 - 입장료 : 40위안

 

카이펑의 그림 : 청명상하도

중국에는 국보나 보물의 개념은 없지만, '국보급' 유물을 거론할 때 '청명상하도(清明上河图)'를 빼놓지 않는다. 청명상하도는 북송시대의 화가인 장택단이 청명절의 카이펑의 모습을 그린 풍속화로 길이만해도 5m가 넘는다.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여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까지 섬세하게 그려넣어 생동감이 넘친다

 

중국인들의 청명상하도 사랑은 유별나다. 청명상하도는 훼손 우려때문에 10년에 한 두번만 공개하는데, 공개만하면 기본 6시간 대기를 하며 장사진을 이룬다. 또한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당시 중국관에서 어떤 문화유산을 대표로 내세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청명상하도를 디지털로 복원한 그림이 선택되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청명상하도를 '중국의 모나리자'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드러내곤 한다.

 

 

청명상하도 소개(영어, 중국어 자막)

 

카이펑에서는 청명상하도를 모티브로 한 '청명상하원(清明上河园)'이 있다. 청명상하도에 표현된 강가, 거리, 상점 등을 그대로 구현하여 북송시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한국의 용인 민속촌과 비슷하여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 위치 : 开封市龙亭区龙亭西路5号

 - 입장료 : 120위안(종일권), 60위안(반일권)

 

카이펑의 음식 : 만두와 닭, 그리고 잉어

 

맛있기로 유명한 카이펑 요리를 대표하는 3가지 메뉴를 소개한다.

 

관탕바오 灌汤包

[관탕바오]

'상하이에 샤오롱바오(소룡포, 小笼包)가 있다면 카이펑에는 관탕바오가 있다'고 할 만큼 관탕바오는 카이펑을 대표하는 만두이다. 만두 안에 육즙이 들어간 것은 샤오롱바오와 비슷하지만, 발효된 피를 사용하기 때문에 피가 더 얇고 쫀득쫀득한 편이다. 카이펑 사람들은 관탕바오와 함께 국화차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통즈지 桶子鸡

[통즈지]

통즈지는 오리나 돼지를 우려낸 육수에 한약재와 향신료를 넣어 암탉과 함께 삶아낸 요리이다. 표면이 반들반들하면서도 육질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인기가 많다. 다만 통즈지는 닭 머리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 비주얼적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물론 데코레이션 용이기 때문에 먹지 않아도 된다!) 통즈지는 카이펑의 야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요리이다.

 

리위베이미엔 鯉魚焙面

[리위베이미엔]

카이펑은 홍수 때마다 황하강의 범람으로 도시가 파괴되며 많은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황하강이 카이펑에 준 선물이라고 한다면 황하강의 잉어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카이펑의 잉어요리인 리위베이미엔은 황하강의 잉어를 튀긴 뒤에 탕수육 소스를 끼얹는다. 여기에 '용 수염 면(용수면)'이라는 이름의 튀긴 면을 올리는데, 새콤달콤한 잉어의 맛과 용수면의 바삭함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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