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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쌀국수는 궈차오미씨엔(过桥米线)이라고도 불리며, 운남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하지만 운남에서 파는 정통식과 타 중국 도시에서 파는 쌀국수는 스타일에 있어 약간 차이가 있다. 

 

목차
1. 운남 쌀국수란 무엇인가?
2. 운남 쌀국수의 유래
3. 운남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
4. 중국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

 

 


 

 

운남 쌀국수란 무엇인가?

[운남 쌀국수] Rice noodle (태국식)

 쌀국수 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는가? 한국인의 대부분은 베트남 쌀국수인 포(pho)를 떠올릴 것이다. 만약 쌀국수 덕후라면 태국식 비빔 쌀국수인 팟타이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 남부의 운남도 앞서 두 나라에 못지 않은 쌀국수의 성지로 중국에서는 운남 쌀국수가 아주 유명하다.

 

[운남 쌀국수] 동남아와 인접한 위치의 운남성

 

 여기서 잠깐, 운남이 어디에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보겠다. 중국 남서부에 위치하여 베트남, 라오스와 인접해 있으며, 태국과도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제 왜 운남 쌀국수가 유명한지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운남은 동남아 국가들과 같은 쌀국수 문화권으로, 인접 국가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자적인 운남 쌀국수가 발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운남 쌀국수] 운남 샹그리라

 

 운남 쌀국수의 특징으로는 닭을 우려낸 육수, 현지 식자재를 활용한 다채로운 고명, 그리고 아낌없이 들어가는 샹차이(香菜) 가 있다. (물론 샹차이는 선택이다) 요즘에야 소고기 육수든 돼지고기 육수든 주방장 마음대로이겠지만, 전통적으로 운남 쌀국수하면 닭 육수를 써 왔다. 또한 운남 쌀국수는 면이 조연이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고명이 들어간다. 한국의 일부 마라탕 집에서 운남 쌀국수를 함께 파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재료를 듬뿍 담아 국수를 만드는 방식이 매우 흡사하다

 

 

 

운남 쌀국수의 유래

[운남 쌀국수] 궈차오미씨엔(过桥米线)

 

 중국에서 쌀국수로 유명한 지역은 두 군데이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계림으로 알고 있는 광시 장족 자치구의 미펀(米粉)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소개할 운남성의 궈차오미씨엔(过桥米线)이다. 궈차오미씨엔(过桥米线)을 직역하자면 '다리를(桥) 건넌(过) 쌀국수(米线)' 이라는 이상한 해석이 되는데, 여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청나라 시절 운남성(云南, 윈난) 몽자현(蒙自, 멍쯔)에 양씨 성을 가진 선비가 살고 있었다. 선비는 과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작은 섬에 들어가 공부를 하였는데, 그의 아내는 매일 긴 다리를 건너 섬으로 들어가 식사를 챙겨주었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는 동안 음식이 식어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운남 쌀국수] 고사의 배경이 되는 멍쯔현 (蒙自 米线)

 

 그러던 어느 날, 닭 육수를 준비한 아내는 어느 때와 다르게 식사가 식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닭 육수의 기름이 보온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아내는 닭 육수 따로, 면과 고명을 따로 준비하여 먹기 전에 육수에 재료를 넣어 먹는 방식의 쌀국수를 준비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궈차오미씨엔(过桥米线)으로 발전하였다. 멍쯔현에서 탄생한 음식이라고 하여 멍쯔 쌀국수(蒙自 米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운남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

 

[운남 쌀국수] 운남 정통 스타일

 

 운남에서 파는 쌀국수와 운남 외의 동네에서 파는 쌀국수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 아마 운남 쌀국수가 중국 전역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어떠한 변형이 일어났을 것이다. 나는 운남에서 처음으로 운남 쌀국수를 먹어보았기 때문에 운남식 쌀국수를 먼저 소개하려고 한다. 

 

 운남성의 수도 쿤밍(昆明)에는 '운남 쌀국수 (过桥米线)'라는 이름을 내건 가게들이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가게 대부분이 2층이 넘는 으리으리한 규모를 자랑한다. 운남에서의 쌀국수의 입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쿤밍에서 딱히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기차 시간을 기다리다가 역 근처의 식당을 방문했다. 

 

[운남 쌀국수] 마치 샤브샤브 같다

 

 운남식(?) 운남 쌀국수의 가장 큰 특징은 육수와 면, 그리고 고명이 따로 나온다는 점이다. 유래에서 소개된 방식 그대로이다. 우선 세숫대야 마냥 커다란 그릇에 닭 육수가 담겨 나오는데, 매우매우 뜨겁다. 이어서 흰 색의 면과 각종 고명이 작은 반찬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고명은 각종 고기류, 야채, 그리고 날 메추리알 등이 있다. 특히 삶지 않은 메추리알은 처음 먹어보는 터라 신기했다.

 

[운남 쌀국수] 생각보다 별로였던 맛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닭 육수라 하기에는 한국에서 먹는 삼계탕 육수보다는 진한 느낌은 아니었고, 게다가 맑은 국물이다보니 슴슴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채로운 면과 고명을 먹는 게 재미있긴 했지만, 또 생각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 음식이 나왔던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고, 쌀국수 자체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

 

 

 

중국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

운남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에 실망을 하고 나서 한 동안 중국에서 쌀국수(过桥米线)를 먹을 일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운남 쌀국수는 학식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이다보니, 친구의 추천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되었다.

 

[운남 쌀국수] 신서유기 홍콩편에서도 소개된 쌀국수

 

 그런데 다른 동네에서 먹은 운남 쌀국수는 운남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우선 면과 육수가 따로 나오지 않고 한 그릇으로 나온다. 생각해보면 접시 하나하나에 재료를 내놓았다간 설거지 거리만 잔뜩 늘어날 뿐이다. 빠르게 여러 그릇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선 한 그릇 차림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운남 쌀국수는 한국으로 들어오면서는 보온이 뛰어난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운남 쌀국수] 다양한 토핑
[운남 쌀국수]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운남 쌀국수의 또 다른 차이점은 재료도 내가 직접 선택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마라탕과 굉장히 흡사한 방식인데, 직접 메뉴를 보울에 담기도 하고, 종이에 체크해서 고르는 방식도 있다. 다양한 재료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완자나 유뷰 같이 색다른 재료들을 함께 먹을 수 있다.

 

[운남 쌀국수] 뚝빼기와 쌀국수가 만났을 때

 

가장 중요한 맛은 개인적으론 운남에서 먹은 것보단 훨씬 맛이 좋았다. 두 번째로 먹은 쌀국수는 마치 해장국처럼 국물의 간이 매우 쌨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고추기름 등을 넣어 얼큰하게 먹을 수 있었다. 특별하지 않은 맛이라 더욱 쉽게 손이 가는 듯했다. 

 


 

 한국에서 운남에서 먹었던 운남 쌀국수는 본 적이 없지만, 뒤에 설명한 쌀국수는 마라탕 집이나 중국인이 많은 동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라탕이 질렸다면 운남 쌀국수 (过桥米线)에 한 번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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